통풍 재발 방지법 (약물치료, 식이요법, 생활습관)
통풍 환자의 90%가 약을 끊으면 재발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제 아버지도 통풍으로 고생하시는데, 처음 진단받고 나서 증상이 좋아지니까 약을 멈추셨다가 다시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가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통풍은 단순히 음식만 조절한다고 해결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을요.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통풍약을 가져가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대부분 남성 환자분들이시고, 공통적으로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맥주는 안 되는 거 알겠는데, 소주는 괜찮지 않나요?" 이 질문 뒤에는 술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는 솔직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통풍 재발의 진짜 원인, 유전이 60%
많은 분들이 통풍을 음식 때문에만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식이 통풍에 미치는 영향은 고작 12%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유전적 요인으로, 무려 60%를 차지합니다(출처: CDC).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김종국처럼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는 운동선수도 통풍에 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김종국 본인도 방송에서 유전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치맥을 즐기는 사람보다 닭가슴살과 단백질 파우더로 식단을 관리하는 보디빌더가 통풍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 아버지 경우를 보면 더 명확합니다. 할아버지도 통풍이 있으셨고, 큰아버지도 같은 증상을 겪고 계십니다. 이처럼 통풍은 체질적인 요소가 강한 질환입니다.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란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 상태에서 요산 결정(urate crystal)이 관절에 쌓이면 통풍 발작이 일어납니다.
음식 조절만으로 통풍을 완치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유전적 요인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약물 치료 없이 음식만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는 10명 중 9명이 실패합니다. 저는 약국에서 환자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음식 조절은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요산저하제, 평생 먹어야 하는 이유
통풍 약을 먹다가 증상이 좋아지면 스스로 중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게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요산저하제(urate-lowering therapy)를 중단하면 혈중 요산 수치가 다시 올라가고, 요산 결정이 재형성되면서 통풍 발작이 재발합니다.
더 큰 문제는 요산 수치가 급격히 변할 때도 통풍 발작이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급격한 다이어트나 약을 갑자기 끊으면 요산 농도가 급변하면서 오히려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시작할 때도 천천히, 끊을 때도 절대 임의로 중단하면 안 됩니다.
제 아버지는 처음 통풍 진단을 받고 페북소스타트(febuxostat)라는 요산저하제를 처방받으셨습니다. 몇 달 드시고 나서 증상이 없어지자 "이제 괜찮은 것 같다"며 약을 멈추셨습니다. 그러다 3개월 만에 발가락이 부어올라 밤새 잠을 못 주무셨습니다. 그제야 약을 다시 드시기 시작하셨고, 지금은 꾸준히 복용 중이십니다.
- 요산저하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요산 결정이 서서히 녹아 없어집니다
- 약을 중단하면 90% 이상이 1년 내 재발합니다
- 재발을 반복하면 관절 손상이 심해져 손가락 절단까지 갈 수 있습니다
-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말이 부담스럽지만, 이는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실제로 정형외과에서 통풍으로 손가락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약을 먹어야 하는지 몰라서 방치했다가 그 지경까지 간 케이스였습니다. 약을 챙겨 먹는 게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그 불편함이 손가락을 잃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통풍에 나쁜 음식, 정말 끊어야 할까
맥주가 통풍의 대표적인 적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맥주에는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퓨린은 체내에서 요산으로 전환됩니다. 그런데 맥주의 문제는 퓨린만이 아닙니다. 맥주 효모 자체가 강력한 통풍 유발 인자이고, 알코올 또한 요산 배설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무알코올 맥주를 마셔도 통풍이 올 수 있습니다.
제 아버지가 가장 아쉬워하시는 게 바로 맥주입니다. 친구들과 만나면 자연스럽게 맥주 한 잔 하시던 분인데, 이제는 아예 손도 대지 않으십니다. 대신 소주 한 잔 정도는 드시는데, 사실 알코올 자체가 통풍에 좋지 않기 때문에 소주도 최대한 줄이셔야 합니다.
최근 퓨린을 90% 줄인 필라이트 프레쉬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저도 호기심에 한 번 마셔봤는데, 일반 맥주보다 고소한 맛이 덜하고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맥주를 자유롭게 마셔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통풍 환자라면 가능한 한 술 자체를 끊는 게 정답입니다.
과당(fructose)도 조심해야 합니다. 과당은 퓨린이 전혀 없는데도 통풍을 유발합니다. 과당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퓨린이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콜라, 사이다, 과일 주스 같은 가당 음료는 통풍 환자에게 독입니다. 제가 약국에서 환자분들께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음료수 대신 물을 드세요."
육류 중에서는 특히 내장류(곱창, 막창, 간, 천엽)를 피해야 합니다. 해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등푸른 생선(고등어, 삼치)보다는 흰살 생선(대구, 광어)이 낫고, 조개는 퓨린 함량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중국 칭다오 지역에서는 맥주와 조개를 함께 먹는 '조맥' 문화 때문에 통풍 유병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출처: NCBI).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등푸른 생선이나 통곡물처럼 퓨린이 많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까지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통풍 하나만 보고 다른 건강을 해치면 본말이 전도되는 겁니다. 저는 아버지께 흰살 생선 위주로 드시되, 가끔 등푸른 생선도 소량 드시라고 권합니다. 약을 꾸준히 드시면서 전체적인 식단 균형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합니다.
생활습관 개선, 작은 실천이 쌓인다
통풍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은 체중 조절입니다. 비만은 통풍 발생의 두 번째 큰 원인입니다. 살이 찔수록 요산 생성은 늘어나고 배설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급격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한 달에 2~3kg 정도 천천히 감량하는 게 안전합니다.
운동도 강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고강도 근력 운동은 일시적으로 요산 수치를 높입니다. 보디빌더들 사이에서 통풍이 많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통풍 환자에게는 빠르게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적합합니다. 제 아버지는 매일 아침 30분씩 빠르게 걷기를 하시는데, 이후로 통풍 발작 빈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탈수(dehydration)도 통풍의 강력한 위험 인자입니다. 혈액량이 줄어들면 요산 농도가 올라가면서 요산 결정이 생성됩니다. 하루에 물 2리터 이상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특히 여름철이나 운동 후에는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약물 복용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뇨제나 결핵약 일부는 요산 수치를 높입니다. 고혈압으로 이뇨제를 복용 중인데 통풍이 생겼다면, 담당 의사와 상담해 다른 계열의 혈압약으로 바꿀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제가 약국에서 상담할 때 항상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통풍에 좋다는 음식도 있습니다. 비타민C는 하루 500mg 복용 시 통풍 발생률을 약 12%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체리는 통풍 예방뿐 아니라 발작 재발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지방 우유에 포함된 카제인 단백질도 요산 배설을 돕습니다. 커피는 카페인이 요산 배설을 촉진하므로 하루 2~3잔 정도는 괜찮습니다. 다만 설탕이나 크림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를 권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을 먹는다고 해서 통풍이 치료되는 건 아닙니다. 보조적인 역할일 뿐, 핵심은 약물 치료와 체중 관리입니다. 제 아버지도 체리를 드시고 커피를 즐기시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매일 아침 요산저하제를 빠짐없이 드시는 겁니다.
통풍은 한번 생기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요즘 약을 잘 챙겨 드시면서 골프도 다시 시작하셨습니다. 통풍 때문에 손가락을 절단하거나 극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약 먹는 게 귀찮고 술을 끊기 어려워도, 그 작은 불편함이 나중에 큰 후회를 막아줄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hg8Nrqn1BA&t=46s https://www.cdc.gov/arthritis/basics/gout.html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004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