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선택 기준 (원료사, 보장균수, 냉장유통)
저도 처음엔 약국에서 손님들한테 유산균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유명한 제품 하나 권하고 끝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직접 먹어보고, 주변 사람들 반응을 계속 들어보니까 생각보다 개인차가 크더라고요. 어떤 분은 며칠 만에 변비가 해결됐다고 하고, 또 어떤 분은 한 달 먹어도 별 차이를 못 느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뭐 먹냐고 물어보면 요즘은 좀 덜하지만 한때는 락토핏 먹는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솔직히 효과를 봤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그냥 먹는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유산균 원료사와 균주, 겉만 봐선 알 수 없는 배합비의 비밀
유산균 제품을 고를 때 누구나 쉽게 확인하는 게 원료사와 균주 이름입니다. 크리스찬 한센(Christian Hansen), 다니스코(Danisco), 프로비(Probi), 로셀(Rosell)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료사들이 있고, 각 회사마다 특정 균주를 보유하고 있죠. 예를 들어 같은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균이라도 원료사마다 스트레인(Strain, 균주)이 다르고, 그에 따라 유전자 구조와 기능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런데 제품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원료사가 같다고 해서 다 같은 제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제조사에 연락하면 보통 미리 배합이 끝난 포뮬레이션(Formulation, 배합 공식)을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트메뉴처럼 A 포뮬레이션, B 포뮬레이션 이런 식으로 판매하는 거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전문가가 아니면 각 균주를 선별하고 비율을 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문제는 이렇게 포뮬레이션을 쓰면 각 균주가 어떤 비율로 들어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균주마다 가격도 다르고 기능도 다른데, 결국 원료사와 균주 종류만 알 뿐 실제 배합비는 모르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조건 좋다는 균주를 많이 넣는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고, 10종, 13종, 20종 이렇게 많이 넣는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거든요.
균주끼리도 서로 경쟁 관계라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숲에는 침엽수와 활엽수, 다양한 나무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지 비싼 나무만 빼곡히 채워져 있지 않습니다. 유산균도 마찬가지로 조화로운 배합이 중요합니다.
보장균수, 숫자만 높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유산균을 고를 때 또 하나 중요하게 보는 게 보장균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효기간까지 법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수(CFU, Colony Forming Unit)가 제품마다 표기되어 있습니다. CFU란 살아있는 균의 개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식약처 법상 1억에서 100억까지 표기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보장균수가 높을수록 좋습니다.
그런데 허점도 있더라고요. 나라에서 균수 검사를 할 때 특정 균주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하나하나 재지 않고, 전체 총 균수만 따집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비싸고 좋은 균주는 조금만 넣고 싼 균주를 많이 넣어서 보장균수 수백억을 맞출 수도 있다는 겁니다. 2%만 넣어도 균주 표기는 박스에 가능하거든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유산균의 먹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라고 해서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넣은 제품들이 있는데, 초창기에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아주 조금만 넣고도 신바이오틱스라고 광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프락토올리고당(FOS, Fructooligosaccharide) 같은 프리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을 제대로 갖춘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유산균을 선택할 때 일단 한 달 먼저 먹어보고 판단하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 가진 장내 세균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맞는 균주도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좋은 균주를 쓰고 보장균수도 괜찮은 제품을 소개시켜줬을 때 90% 이상이 만족한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냉장유통과 포장, 균주를 살리는 마지막 관문
유산균은 서서히 산소, 온도, 습도에 따라 균수가 감소합니다. 제품을 만들 때 법적으로 지켜야 할 보장균수보다 더 많은 균수를 넣어서 만드는데, 이를 '투입균수'라고 합니다. 각 균주마다 죽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균수를 넣어도 어떤 균주는 빨리 죽고 어떤 균주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마다 균을 오래 살아남게 하는 방법을 고안합니다. 냉장 유통을 하거나, 특수 용기를 사용하거나, 알루미늄 포장을 하거나, 개별 포장을 하는 식이죠. 아니면 아예 투입균수를 몇 배 더 넣어서 유효기간까지 법적 균수를 유지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도 틀린 건 아니지만, 좀 아날로그식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아는 한 약사님은 유산균 제품을 제조할 때 품질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유산균을 알루미늄으로 포장하는 업체도 거의 없었는데, 포장 과정에서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에 질소를 충전하는 방식을 찾아 적용했다고 합니다.
또한 유산균의 배합비와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 단계부터 소비자가 제품을 받는 시점까지 냉장 유통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금까지도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산균이 며칠 실온에 있었다고 해서 갑자기 확 죽거나 기능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하루 이틀 실온에 있었다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실온 유통되는 제품이라도 집에서 드실 때는 냉장 보관을 하는 게 투입된 균수를 조금 더 잘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락토핏 같은 경우는 솔직히 보장균수도 적고 좋은 균주를 쓴 것도 아니기 때문에 딱히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선택한 유산균 제품은 한 달 이상 먹어보고 판단하는 게 좋고, 제 장 상태에 따라 선택 제품도 달라지니 꼭 약사한테 상담받는 것도 추천합니다.
결국 유산균 제품을 비교할 때 원료사, 보장균수, 냉장유통 여부를 확인하는 건 기본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같은 원료사를 써도 배합비가 다를 수 있고, 보장균수가 높아도 어떤 균주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 유산균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기본 영양제로 챙겨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동생도 변비와 피부로 고생했는데 확실히 많이 좋아졌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개인의 장내 환경에 따라 개인 특이성이 너무 강해서 누구에게는 최고의 유산균이 될 수 있어도 또 누구에게는 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좋은 제품군에서 먹어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걸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유산균 선택 포인트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nyVTyGFTjU.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