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염진통제 부작용 (위장장애, 심혈관, 신장)
정형외과에서 다리 통증으로 약을 받고, 감기 때문에 내과에서도 약을 처방받았는데 알고 보니 두 곳 모두 소염진통제를 줬던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약국에서 근무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물어봐서 알았지만, 특히 연세 있으신 분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중복 복용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소염진통제는 통증을 잡아주는 고마운 약이지만, 잘못 쓰면 위장부터 심장, 신장까지 연쇄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 부루펜, 애드빌 같은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이 약들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제대로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위장장애, 생각보다 훨씬 흔합니다
소염진통제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위장관 문제입니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SAIDs)라고 불리는 이 약들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과정에서 위 점막을 보호하는 물질까지 억제하기 때문에, 복용자 10명 중 6명이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저도 환자분들께 약을 드릴 때 "식후에 드세요"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더 심각한 건 10명 중 2~3명은 위십이지장 궤양까지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궤양이란 위나 십이지장 점막에 상처가 생겨 헐어버린 상태를 말하는데, 심하면 출혈이나 천공(구멍이 뚫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병원에서도 건강검진 때 아무 증상 없던 분이 위 내시경 결과 궤양이 발견돼서 깜짝 놀라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면 허리 아파서 몇 달째 소염진통제를 먹고 있더라고요.
특히 아래 조건에 해당하는 분들은 위장 부작용 위험이 더 높습니다.
- 65세 이상 고령자
- 과거 위십이지장 궤양 병력이 있는 경우
- 아스피린이나 스테로이드를 함께 복용 중인 경우
-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있는 경우
이런 분들은 약국에서 파는 일반 소염진통제도 함부로 드시면 안 됩니다.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고, 위장 보호제를 함께 복용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약국 약은 약하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위 점막이 약해져서 더 위험합니다.
심혈관 부작용, 소염진통제 하나로 심근경색까지
소염진통제가 심장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약은 심부전,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1.5배에서 2배가량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바이옥스(Vioxx)라는 소염진통제는 심근경색 위험을 4배 이상 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습니다.
저도 처음엔 "진통제가 심장이랑 무슨 상관이지?"라고 의아했는데, 공부해보니 소염진통제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전 생성을 촉진하는 메커니즘 때문이더라고요. 혈전이란 혈관 안에서 피가 응고돼 덩어리를 만드는 걸 말하는데, 이게 심장으로 가는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로 가는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생깁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 과거 심근경색이나 뇌혈관 질환을 앓았던 분들은 소염진통제 복용에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일부 분들은 심혈관 질환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자가 복용하시는데, 이것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스피린은 용량이 적어도 위장 합병증 위험이 있고, 다른 소염진통제와 함께 먹으면 부작용이 더 커집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심장약 드신다고 하셨는데, 혹시 아스피린도 같이 드세요?"라고 꼭 여쭤보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고 계시더라고요.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에 복용 여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신장 기능 저하, 돌이킬 수 없는 손상
소염진통제의 또 다른 부작용은 신장(콩팥) 기능 저하입니다. 이 약은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켜서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급성 신부전은 약을 끊으면 회복될 수 있지만 만성 신부전은 이미 신장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 원상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신부전이란 신장이 제 기능을 못 해서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심하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까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도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신장 기능이 왜 이렇게 나빠졌을까?" 하고 추적해보면, 몇 년간 관절염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고용량으로 장기 복용한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특히 신장이 이미 안 좋은 분들은 소염진통제를 조절해서 써야 하는데, 본인이 신장 기능이 나쁘다는 걸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께 약을 드릴 때 "혹시 신장 검사 받아보신 적 있으세요?"라고 물어보고, 장기 복용이 필요한 분들은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받으시라고 권해드립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건, 해열진통제와 소염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보다 단일 성분만 복용하는 게 위장 부작용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 좋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오히려 부작용만 커질 수 있으니, 정말 아픈 경우에만 소염진통제를 쓰고 가벼운 통증에는 타이레놀 같은 해열진통제를 먼저 고려하는 게 낫습니다.
소염진통제는 분명 필요한 약입니다. 하지만 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도 크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여러 병원에서 약을 받는 분들은 중복 복용 위험이 크니, 약봉투를 꼭 챙겨서 약사나 의사에게 보여주시길 권합니다. 저도 환자분들께 "다른 병원에서 받은 약 있으시면 가져오세요"라고 꼭 말씀드리는데, 이런 작은 습관 하나가 큰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통증은 참기 어렵지만, 약은 똑똑하게 써야 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nSQT3zPkwA.jpg)